*매우 긴 글 주의.
오늘은 경건한 마음으로,
내 인생 드라마 한 편을 소개하고자 한다.
영화보단 드라마 외길 인생 20년.
보보경심은 중국드라마 중에서 인생 드라마가 아니라,
전 세계 드라마 통틀어서 인생드라마라는 점.
정말 어렸을 때 초등학생 때인가? 황제의 딸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보고서,
이후 중드를 본 적이 없는 나에게
(브라질, 이스라엘 제작 드라마도 챙겨보던 나에게
중드는 뭔가 진입장벽이 있었다.)
중드에 빠지는 계기를 만들어준 보보경심(步步驚心).
난 드라마를 보면서 눈물을 흘리는 일이 잘 없었다.
근데 보보경심을 보고나서,
보보경심 공식 브금, 엄예단의 삼촌천당의 도입부만 들어도
자동으로 눈물이 터질정도였지.
그만큼 여운이 길었고, 심리적 후유증이 심각했었던 드라마.
그래서 초반부를 제외한 후반부는 재탕이 어렵다.
그만큼 감정 소모가 너무 심했던 작품이었다.
보보경심은 작가 동화의 소설 '보보경심'이 원작이다.
중국 내에서도 베스트셀러로 제작 전부터 유명했었다고 한다.
보보경심에 출연한 류시시, 임경신 등은 출연 후 일약 스타덤에 올랐으며
류시시 오기륭은 극 중뿐만 아니라, 실제로도 부부의 연을 맺게 되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이준기, 아이유 주연
'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로 리메이크된 건 이미 유명해서 패스.
보보경심
출연 류시시 오기륭 임경신 정가영
35부작
웨이브에서 전회차 시청 가능.
보보경심 살펴보기.
불의의 사고를 당한 장효는 강희제가 군림하는 청나라로 타임슬립 한다.
20대 중반의 장효로 살다가 졸지에 13살의 마이태 약희로 지내게 된다.
처음엔 자신이 청나라로 왔다는 걸 믿지 않고,
다시 장효가 살던 현대 세계로 돌아가려고 계단에서 굴러 떨어져 보고,
달리는 말 앞에 뛰어들기도 하나, 사황자의 순발력으로 실패로 돌아간다.
덕분에 사황자에게 눈도장을 찍히고, 그가 미래에 옹정 황제라는 걸
알고 있는 약희는 사황자를 무서워하고 불편해한다.
자신을 피하는 듯한 약희에게 호기심을 가지는 사황자.
자꾸 수상한 행동을 하는 약희에게 사황자는
복세편살이라는 명언을 던지고,
(정확하게는 그냥 단순하게 현재를 열심히 살라 = 그 말이, 그 말.)
약희는 사황자의 조언을 듣고, 마이태 약희로 살아가기로 결심한다.
보보경심은 이렇게 흘러가요.
보보경심 전개 별 정리.
1. 멀어져 가는 형제들, 그리고 그들과 가까워지는 약희.
이렇게 함께 모여있는 것만 봐도 먹먹하네.
초반엔 서로 10황자의 생일파티에 다 같이 참여하며 하하호호 웃고 떠들기도 하며
황자를 떠나, 여느 화목한 집안의 형제들 같은 모습을 많이 보여준다.
그 모습을 보던 약희는 역사를 알고 있기에,
훈훈한 그들의 분위기에도 웃지 못하고 마냥 안타까워한다.
보보경심 안에서는 세 파로 나뉜다.
태자인 이황자와 그를 따르는 무리들.
그리고 사황자와 십삼황자,
마지막으로 약희의 언니 약란의 남편 팔황자 무리가 있다.
구황자, 십황자, 십사황자가 팔황자를 따르는데,
약란의 집에서 생활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팔황자 무리들과 친해지는 약희.
그리고 십황자의 혼례날, 십삼황자의 손에 이끌려 같이 술을 마시며
그와 친해지게 되는 약희.
자유분방하고 호탕한 십삼황자는 현대의 약희와 마음이 잘 통하고,
둘은 그 누구보다도 절친한 사이가 된다.
그렇게 사황자와 팔황자 사이에 자연스럽게 끼게 된 약희.
그 어느 편도 들지 못한 채 섣불리 나서지 못하고
그들의 보이지 않는 황권 싸움 속에서 묵묵히 그들을 지켜보기만 하는데.
2. 정해진 운명 앞에서 처절하게 무너져내리는 약희의 첫사랑.
언니의 남편이지만 묘하게 팔황자에게 끌리는 약희.
처음엔 감정을 부정해보려 했지만, 그녀도 여자였다.
자신에게 잘해주는 팔황자와 결국 사랑에 빠지게 된다.
약희는 팔황자의 운명을 알고 있기 때문에 황권을 포기하고
자신과 결혼해서 그저 평범하게 살자고 한다.
팔황자 입장에선 황제가 되기 위해 노력한 것들이 있기에
절대 그럴 수 없다고 한다. 약희는 자신과 황권. 둘 중 선택하라고 하고
팔황자는 결국 약희와 헤어지게 된다.
약희는 헤어짐의 아픔도 아픔이지만,
자신이 어떤 식으로 발버둥 쳐도 팔황자의 운명은 정해져 있다는 사실에
바꿀 수 없는 현실에 비통해하고 슬퍼한다.
3. 고래싸움에 본격 새우 등 터지는 약희.
마지막으로 팔황자에게 사황자를 따르는 연갱요와 융과다를 조심하라고 경고하는 약희.
결국 이 말은 폭탄이 되어 사황자를 공격하는 계기를 만들어주게 된다.
사황자는 모함에 빠져 강희제에게 지탄을 받게 되고,
십삼황자는 사황자의 누명을 자신이 스스로 뒤집어쓴다.
결국 모든 부와 지위를 잃고, 금족령을 선고받는 십삼황자.
그렇게 황자 중 가장 자유로웠고 호기로웠던 십삼황자는 창창한 나이에
장장 10년이 넘는 세월을 감옥보다 못한 곳에서 갇혀 살게 된다.
약희는 강희제가 아끼는 화원 앞에서 사흘을 무릎 꿇고
십삼황자를 위한 청원을 드린다.
4. 너의 진심이 궁금해, 약희와 십사황자의 관계.
십사황자는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무모한 청원을 하는 약희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묻는다.
"내가 십삼형과 같은 처지에 있었다면, 나를 위해서도 이렇게 했을 거야?"
약희가 대답을 않자, 재차 물어본다.
"약희, 제발 대답해줘. 나도 알아, 십삼형은 이런 질문조차 하지 않겠지.
하지만 궁금해. 네 대답을 듣고 싶어. 날 위해서도 이렇게 했을 거야?"
이건 드라마에서도 원작과 똑같이 재연한 부분이긴 한데,
소설에서 십사황자는 약희에게 더 집요하게 묻는다.
그의 물음에 약희는 이렇게 대답한다.
"네, 전 십황자님이든, 십사황자님이든 똑같이 했을 거예요."
십사황자는 약희의 대답에 알 수 없는 미소를 짓고, 그렇게 약희의 곁을 뜬다.
내가 생각하기에 십사황자는 그전까지 약희를 그저 자신의 밑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약희와 십삼황자가 허물없이 친하게 지내는 걸 보며
의아하게 생각하던 그는 약희를 이해해보려 노력했던 것 같다.
그리고 십삼황자를 위해 무릎 꿇은 약희를 보며
자신의 생각이 틀렸다는 걸 안 큰 계기가 된 듯.
그 이후로 십사황자는 약희를 진정한 친구로 생각하게 된다.
사실 이 둘은 보보경심 초반부터 엄청 싸워댄다.
십사황자는 친 형인 사황자보다 팔황자와 가까운데,
팔황자와 약희가 찬바람이라도 부는 날이면, 언제 그 사실을 안 건지
득달같이 약희에게 달려와서
팔황자에게 잘하라며 두 눈에 불을 켜고 잔소리 해댔었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십사황자는 약희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위해준다.
정치와 공리를 떠나 한 사람을 위해 진정으로 간청하는 약희를 보며
십사황자도 정치를 떠나 형을 위하는 동생의 입장에서
황제에게 진정으로 청원을 한다. 그리고 십사황자를 뒤따라서
다른 황자들도 묵묵히 청원을 하고 결국 십삼황자는 사랑하는 여자와 함께 지낼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약희는 알게 모르게 그들의 역사 속 한 부분이 되고 있었다.
5. 항명의 대가는 가혹했다, 완의국에서의 7년.
10년이 넘도록 황제의 곁에서 시중을 들던 약희.
황제는 그런 약희를 보며 내 딸들보다 내 곁에 오래 있었던 널
이젠 좋은 사람에게 보내주고 싶다며 십사황자와 혼인할 것을 명한다.
하지만 마음속에 이미 사황자가 있던 약희는 그를 저버릴 수 없기에
혼인할 수 없다고 하고, 황제의 노여움을 산 약희는 1등 궁녀 신분에서
제일 낮은 완의국 노비 신세가 되고 만다. 그렇게 손이 부르트도록 7년을
완의국 빨래방에서 노가다보다 심한 노가다를 하고.
이때 약희는 가뜩이나 몸이 안 좋은데,
(이미 류머티즘 관절염을 앓고 있었다.)
더더욱 상태가 나빠져서 10년의 수명이 단축되버리고 만다.
6. 사황자의 황제 등극, 돌이킬 수 없게 변해버린 모든 것들.
강희제가 죽고, 사황자는 병권을 손에 쥔 연갱요, 융과다를 앞세우고
황제에 등극한다. 팔황자 무리는 속절없이 그를 황제로 인정하고
그들의 세력은 약해져 갔다. 약희는 따로 후궁 첩지를 받지 않고
황제의 집무실에서 지내게 된다. 그리고 갇혀있던 십삼황자가 풀려나고,
황제의 최측근이 된다. (당연한 수순이겠지만.)
옹정제는 아닌 척하더니, 점점 팔황자 무리를 압박하고
팔황자의 녹봉을 반으로 줄이는 건 양반이고, 십황자를 몽고로 보내버리는 등.
누가 봐도 불합리한 대우를 받게 한다.
옹정제는 어떤 작은 흠이라도 들춰내어 팔황자의 트집을 잡고,
몸이 안 좋은 그를 하루 종일 무릎 꿇고 있게 한다.
약희는 그런 황제에게 반발하고 자신도 하루 종일 무릎 꿇고 있거나,
하루 종일 서 있는 등, 나름의 반항을 한다.
황제는 무릎과 몸이 안 좋은 약희가 팔황자 무리를 위해
자신의 몸을 아끼지 않는 것에 불만을 품는다.
옹정제는 십삼황자에게 이렇게 말한다.
"약희가 우리들 싸움에 말려들게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그들은 자꾸만 약희를 이 싸움에 끌어들이려고 해."
"그들은 알고 있는 거야, 약희가 절대로 그들을 모른 척하지 않을 거라는 걸."
옹정제는 팔황자무리 때문에 십삼황자가 10년이라는 세월을 갇혀 산 것,
누명을 쓴 것, 그리고 약희가 완의국에서 보낸 7년이라는 세월을 복수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정말 끝까지 팔황자네들을 괴롭히고 또 괴롭힌다.
팔황자무리들은 이제 싸울 의지가 없고, 힘도 없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그들을 향한 화풀이를 멈추지 않자, 약희는 그런 옹정이 낯설고 점점 두려워진다.
7. 보보경심(步步驚心) : 한걸음 한걸음 조심스러운 마음.
옹정제의 잔인함과 무자비함에 점점 지쳐가던 약희.
그래도 그를 사랑하기에, 그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기에 이해하고 넘어가 보려 했던 약희.
하지만 본인이 친자매와도 같이 생각했던 옥단이
구황자와 커넥션이 있었다는 이유로 끔찍한 형벌을 받고 죽는 사건이 발생한다.
약희는 한동안 그런 옹정을 쳐다도 보지 않는다.
그러다가 본인이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되고, 이젠 정말 후궁의 첩지가 내려질 때였다.
그 사이, 팔황자 부인인 명혜가 찾아와 팔황자 무리가 옹정의 화풀이가 된 모든 원인 제공은
연갱요와 융과다의 정보를 귀띔해준 약희였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털어놓는다.
약희는 이 모든 사태가 자신 때문이었다는 걸 알게 되고 그 충격에 유산하고 만다.
약희의 유산에 옹정은 팔황자에게 명혜와 이혼하라고 명하고
이제 자신의 곁엔 명혜밖에 없는 팔황자는 그럴 수 없다고 한다.
하지만 명혜는 팔황자를 위해 목매달아 자진하고, 팔황자는 충격에 쓰러진다.
곁에서 그 모든 걸 지켜본 약희도 충격에 실신하고 만다.
8. 늘상 조심스러웠지만, 헤어질 결심이 서고 단호해진 약희.
몸이 너무도 약해져 버린 약희는 눈을 뜨고 말을 하기도 힘겨워한다.
그런 약희를 찾아온 십삼황자는 절대로 자신을 포기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약희는 십사황자가 했던 부탁이 떠오르고,
(십사황자는 궁 생활이 못 버티겠으면 자신을 찾으라고 했었다.)
십삼황자에게 그렇게 하겠다는 말을 십사황자에게 전해달라고 한다.
십삼황자의 전언을 들은 십사황자는 곧바로 선황의 유지를 들고 옹정을 찾아간다.
그 유지는 바로 약희와의 혼인 명령서.
옹정제는 충격을 받지만 애써 아닌 척한다.
약희의 부탁으로 십사황자가 자신을 찾아왔다는 걸 알게 된
옹정은 약희를 찾아가 이러려고 완의국에서 힘겹게 7년을 썩었냐며 비아냥 거린다.
약희는 자신을 보내달라고 하고, 옹정은 그럴 수 없다고 한다.
선황의 명을 어길 거냐는 약희의 물음에 그것이 진짜인지 여부도 모르지 않느냐 반문하고,
약희는 그동안 조심스러웠던 모습을 지우고 평소의 약희답게 똑 부러지게 말한다.
"그 유지가 가짜라면 다른 유지도 진짜가 아니겠지요."
약희의 말에 방 안에서 듣고 있던 모든 이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선황의 마지막 유지는 사황자에게 황제의 자리를 내린다.)
하지만 약희의 그 말에도 옹정제는 그저 흘려듣고,
약희는 옹정제, 십삼황자와 독대한 상황에서 십삼황자에게 술을 따르며
술로 맺은 인연, 술로 끊자고 얘기한다. 그리고 자신이 내뱉은 말 때문에
십삼황자가 인생의 절반을 갇혀 지냈다는 점을 밝히는데.
옹정은 불같이 화를 내고 나가버리지만,
십삼황자는 그런 약희를 보며 안타까워하면서도 화 한번 내지 않는다.
힘든 약희를 위해 결국 팔황자는 본인이 나서서
옹정제에게 과거 자신과 약희와의 관계를 털어놓는다.
9. 인생의 절반을 자금성에서 보낸 약희, 마음만 두고 떠나다.
결국 십사황자와 혼인하게 되는 약희. 자금성을 떠나게 된다.
하지만 십사황자부에서도 약희는 공식 조찬에서도 격식을 차리지 않고
먼저 자리를 뜨는 둥 다른 부인들의 눈총을 받는다.
그리고 이 소식을 듣게 된 옹정은 기뻐하며 약희가 정말로 십사황자를 사랑해서
자신을 떠난 게 아님을 알게 된다.
"이것 봐. 부인들과 사람들이 있는 자리에서 십사황자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다니.
역시 약희다워."
옛날 어렸던 시절, 다 같이 하하호호 웃으며 즐거웠던 시절이 그리웠던
십사황자는 약희의 처소를 자주 찾아가 이야기를 나눈다.
그리고 약희는 그런 그를 진심으로 안타까워하며 위로해준다.
이 상황을 또 오해한 옹정은 약희의 소식을 일체 끊어버리고.
몸이 쇠해진 약희는 자신이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고
옹정에게 자신을 보러오라는 편지를 쓴다.
약희의 서체는 옹정제의 서체와 너무나도 비슷했다.
옹정의 글씨와 비슷해지기까지 그의 글씨를 얼마나 베껴썼을까.
십사황자는 옹정제와 서체가 비슷한 약희의 편지를 보고
주변에서 비웃을까, 자신이 쓴 편지봉투 안에 약희의 편지를 넣고 궁으로 보내버린다.
옹정은 십사황자가 또다시 자신을 비난한 글을 써서 보냈을까 쳐다도 보지 않고 편지를 방치해버리고,
나중에서야 약희의 편지를 발견하고 오열하게 된다.
둘은 결국 만나지 못하고 약희는 십사황자의 품에서 죽음을 맞는다.
쓰면서도 감정소비가 이렇게나 심하다.
정말 20화가 넘어가면서부터 황자들의 황권 싸움이 시작되는데
서로 죽이지 못해 안달 나고, 물어뜯고
그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항상 전전긍긍하는 약희.
보보경심을 보면서 초반에 약희는 정말 발랄하고 쾌활하고 즐거움을 쫓던 아이 같은 모습이었다.
그런데 궁에 입궐하고 황제의 곁에서 시중을 들면서부터
제목답게 보보경심이었다. 말 한마디, 한 걸음 조심하고 행동이 튈까 봐
매사 노심초사하는 걸 볼 수 있다.
1화 약희, 35화 약희 그냥 다른 사람 아닌가요?
보보경심 후반부 재탕은 정말이지, 너무 힘들다.
그래도 이 리뷰를 쓰기 위해 얼마 전 정주행 완료.
정주행 하면 숨은 의미가 번뜩번뜩 튀어나오기 마련이지.
하지만 너무 많이 정주행 해서 이제 더 이상 발견할 것도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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